지난 4월 팜(Palm)을 12억 달러에 인수했던 HP가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적용 가능한 웹OS의 2.0 버전을 발표했다. 애플의 iOS,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폰7, 구글의 안드로이드 간 3파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모바일 기기와 스마트폰 운영체제 시장에 HP도 한자리를 깔고 앉겠다는 전략을 구체화한 것이다.

웹OS 2.0이 탑재된 첫번째 제품도 선보였다. HP는 팜 프리2(Palm Pre2)라는 스마트폰을 프랑스에 우선 출시하고 11월에 버라이즌을 통해 미국과 캐나다에도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미 에릭 카도 HP 부사장은 2011년 초 웹OS 2.0이 탑재된 스마트폰인 ‘로드러너 HD폰(Roadrunner HD Phone)’를 출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HP 입장에서는 전세계 개발자들이나 파트너들에게 웹OS 2.0의 새로운 기능들을 소개하고 우선적으로 이들을 우군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우선 팜 프리2를 선보인 것으로 보인다.
지금부터 사전에 시장을 다져놓겠다는 전략이다.
웹OS 2.0의 특징에 대해 HP는 진정한 멀티태스킹, 이메일과 검색, 메시지 생성과 관련한 저스트 타입(Just Type), 페이스북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익스체인지, ㅇ링크드인, 야후 등의 계정으로 손쉽게 접속할 수 있는 HP 시너지(삼성전자의 소셜 허브랑 비슷해 보인다), 별도의 충전 케이블 없이 별도의 장치에 올려놓으면 자동 충전이 되는 익지비션(Exhibition), 어도비 플래시 플레이어 10.1이다.
이외에 즐겨찾기, 스카이브 모바일, VPN, 쿽오피스 커넥트 모바일 스위트와 같은 총 13개 정도의 기능들이 새롭게 추가됐다.
웹OS 2.0을 출시한 HP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애플과 구글, 혈맹에 가까운 마이크로소프트가 앞에 버티고 있다. 이들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전세계 개발자들을 끌어안아야 한다. 가트너 자료에 따르면 팜은 2009년 스마트폰 OS 시장에서 0.7%를 차지했다. 최근엔 이 점유율이 더욱 하락하고 있다. 반전이 필요한 상황이다. 욱일승천하는 애플과 애플의 비상을 발목잡으려는 구글, 과거의 영광을 재현해보려고 몸부림을 치며 최근 새롭게 윈도우 폰 7을 선보인 MS에 비해 HP가 얼마나 전사적 역량을 이 분야에 투자할 지가 우선적으로 공개돼야 한다. 그래도 개발자들이 움직일 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물론 HP의 전략이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다. HP가 한 쪽에 올인하면서 기존의 협력 관계를 깰만큼 어리석지도 않다. 다만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서는 웹OS를 통해 타진해 보고 있다. HP가 팜을 인수했을 때 시장에서는 혈맹인 마이크로소프트와 HP가 결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고, HP도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기업용 고객들 대상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 제품을 활용하고 소비자용 시장을 겨냥해서는 웹OS를 활용한다는 방침을 내부적으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웹OS의 경우 스마트폰에 적용되지만 애플의 아이패드를 겨냥한 패트류 개발에도 적용될 공산이 크다. 특정 OS에 올인하는 모험보다는 위험을 분산시키 놓고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해보겠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 이런 전략은 이미 삼성전자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세계 대표 IT 제조사들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흥미를 끈다.
HP의 도전이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날 지 아니면 새로운 시장의 플레이어로 자리를 잡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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