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G 킬러 서비스도 영상

SK텔레콤(이하 SKT)과 LG 유플러스가 올 7월부터 서울 등 일부 지역에서 LTE 상용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3세대 이동통신 기술에서 영상통화를 전면에 내세웠던 통신사들이 과연 4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LTE에서는 어떠한 킬러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을까?

SKT가 19일 언론을 대상으로 개최한 LTE 시연회에서 그 대답을 찾아볼 수 있었다. SK텔레콤이 준비한 대답은 결국 ‘영상’이었다.

SKT는 이날 시연회에서 4G(LTE)와 3G(WCDMA) 속도를 비교하고, LTE를 통한 고화질 3D 영상 스트리밍과 고화질 HD 영상 콘텐츠 다운로드와 스트리밍 등을 선보였으며, 이동중인 버스와 실내 시험국 간에 고화질 HD 영상통화 등을 시연했다.

SKT는 현장에서 LTE와 WCDMA 동글을 PC에 연결해 무선 속도를 비교했다. 비교 결과 LTE 다운로드 속도는 평균 65Mbps, WCDMA 다운로드 속도는 평균 1.1Mbps 정도 나왔다.

LTE 다운로드 속도가 이론상 최대치인 75Mbps에 근접하게 나온 것은 시험국 환경이기 때문이다. 임종태 SKT 네트워크 기술원장은 LTE 상용서비스가 시작되면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속도는 6Mbps 전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 3G망과 비교해 5~6배 정도의 속도 향상을 체감할 수 있는 것이다.

이동통신망을 통해 고화질 영상을 전송하기 위해서는 SD급 영상은 2.5Mbps, HD 영상은 5~8Mbps 가량의 네트워크 속도가 보장이 돼야한다. 지금까지 3G 환경에서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저화질로 감상하거나 수시로 끊김현상을 감수해야 했다. LTE가 6Mbps 정도의 실 사용속도를 보장할 수 있다면, 모바일 환경에서 본격적인 고화질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SKT가 이날 시연회에서 LTE를 통한 고화질 3D 영상 스트리밍과 SKT의 호핀(hoppin) 서비스를 이용한 LTE 영상 스트리밍을 시연한 것도 이 때문이다. SKT는 LTE 동글을 이용해 대용량 3D 콘텐츠를 3D TV로 전송하는 시연을 선보였는데, 대형 3D TV 화면에서 전혀 끊김 없이 영상을 시청할 수 있었다.

SKT의 호핀 서비스의 경우에도 800Kpbs의 일반 영상은 LTE와 WCDMA에서 모두 이용할 수 있었지만, HD급(4.5Mbps) 영상은 LTE 망에서만 이용할 수 있었다. WCDMA에서 HD 영상을 재생하자 거의 정지된 화면만을 볼 수 있었다.

SKT는 시험국과 이동하는 버스 간에 고화질 영상통화 서비스도 시연했다. 기존 64Kbps 수준의 영상통화가 단순히 얼굴을 확인하는데 그쳤다면 500Kbps 이상으로 화질이 개선된 LTE의 영상통화에서는 보다 높은 화질로 상대방의 얼굴을 바라보고 통화를 할 수 있었다. SKT은 화질은 8배, 음성은 2배 이상 선명하다고 전했다.

배준동 SKT 네트워크 CIC 사장도 시연회에 이어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LTE의 킬러 서비스로 영상 서비스를 꼽았다. 그는 “LTE는 WCDMA보다 영상 퀄리티가 훨씬 높다”라며 “LTE 도입 이후부터 본격적인 모바일 영상 서비스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SKT의 LTE 시연을 보고 난 후 두 가지 의문이 들었다. 첫 번째는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하는 느낌이었다.

통신사들은 과거 3G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이미 영상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운 바 있다. 특히 3G 서비스 최고의 ‘킬러 서비스’로 내세웠던 영상통화는 저조한 사용률을 보이며 킬러가 아닌 ‘킬드(Killed)’ 서비스가 됐다. 스마트폰의 시대가 시작된 이후로는 애플 페이스타임 등 무료 혹은 저렴한 영상통화 애플리케이션이 다수 등장하며 현재의 위치도 위협받는 상황이다.

통신사들이 LTE에서 고화질 영상 스트리밍을 킬러 서비스로 내세운다면, 과연 LTE 망이 데이터 트래픽 폭발의 악몽을 피해갈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시스코에 따르면 2014년까지 모바일 데이터는 2010년의 39배 수준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러한 데이터 폭발의 주 요인이 바로 모바일 동영상 트래픽. 2014년에는 전체 모바일 트래픽의 66%를 동영상 데이터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우려에 대해 배준동 사장은 “LTE는 같은 주파수 대역에서 3배 정도 효율성이 늘아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데이터에 대한 고객의 수요가 어디까지 늘어날 것인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수요가 급증하게 되면 정부와 협의해서 새로운 주파수를 할당 받는 등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라고 답했다.

과연 영상통화는 4G 시대를 맞아 다시 한 번 통신사의 킬러 서비스로 등극할 수 있을까? 동영상 스트리밍을 전면에 내세운 통신사들이 급증하는 동영상 트래픽을 모두 감당해낼 수 있을까? LTE가 가져올 새로운 가능성이 과연 영상통화와 동영상 스트리밍 밖에 없을까?

통신사의 입에서 LTE 킬러 서비스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들을 수 없었다는 것은, 스마트폰과 에코시스템의 시대에 더 이상 새로운 통신 기술의 킬러 서비스를 창출해낼 권리와 의무가 통신사 내부에 있지 않다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닐까? 카카오톡으로대변되는 스마트폰 시대의 킬러 앱들은 통신사와는 전혀 상관없는 신생 벤처들에서 쏟아지고 있다. 초고속 인터넷 시대 NHN과 다음커뮤니케이션, 옥션, 엔씨소프트 같은 회사가 등장한 것과 마찬가지로 LTE의 킬러 서비스를 통신사에 묻기 보다는 향후 수많은 서드파티에서 쏟아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중에서 찾아보는 것이 빠를 것 같다.